김검사의 하루

2017년 6월 7일 작성

 

 

앞서 설명한 적이 있는 Job Search Seminar에서 APEGA에서 나온 사람이 하는 말이, 구직활동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가 바로 Networking 이며 이 Networking을 하기 위해서 매달 열리는 APEGA Event에 참석해 보라고 하였다. 

 

그래서 집으로 돌아와서 APEGA 홈페이지를 보니 실제로 많은 행사가 있었다. 매달 점심이나 저녁을 먹으며 강연을 듣는 행사도 있고 골프 행사도 있고 정말 Networking을 위한 Networking Event도 있었다. 당시에는 취업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해야 하지 않겠나 싶어서 정말 큰 마음을 먹고 'Edmonton Branch Dinner Event' 에 참석 신청을 하였다. 이러한 행사는 무료가 아니었는데 당시 참석비는 무려 $35 였다.

 

이 행사는 알버타 대학교의 한 강당에서 진행된 행사였는데 아는 사람도 한 명도 없고 지리에도 익숙하지 않은 곳을 찾아가려니 내가 왜 돈 내고 이러한 고통을 겪나 싶었다. 그런데 행사 장소를 찾다가 지난번 멘토링 세미나에서 만났던 사람을 한 명 다시 만날 수 있었다. 이번에 바로 알버타 대학을 졸업하고 구직활동을 하는 사람이었다. 말레이시아에서 온 사람이었는데 이 아저씨도 Networking 을 하고자 처음으로 이러한 행사에 참석한 듯했다. 그 사람 또한 아는 사람이 없는 듯하였기에 마침 같이 들어가며 옆자리에 앉았다.

 

자리에 앉아서 둘러보니 대부분 서양 사람들이었고, 연령대는 젊은 사람 나이 든 사람 섞여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보니까 사람들은 서로 명함도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나는 여기서 대학을 졸업한 것도 아니고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돌릴만한 명함도 없었고 성격상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 섞여서 말을 하기도 그랬다. 그래도 같은 테이블에 앉은 나이가 많으신 아저씨들이 나와 말레이시아 아저씨에게 간단히 인사를 했고 우리는 각자 나는 이런 사람이다라고 소개를 했다. 하지만 그 사람들이 방금 외국에서 온 무직자와 대학을 막 졸업했지만 몇 개월이 지나도록 직장을 찾지 못한 아저씨에게 계속해서 관심을 보일 리 만무했다. 결국 다시 자기들끼리 하던 이야기를 계속했다.

 

앉아서 보니 먼저 음식을 가져다가 먹으면서 준비된 강연자가 나와서 강연을 하는 식이었다. 그 날의 강연 주제는 Fusion Energy 에 관한, 도대체가 알 수도 없고 관심도 없는 이야기였다. 나는 그저 내 옆에 앉은 말레이시아 아저씨와 간간히 이야기를 주고받을 뿐이었다. 그래도 다른 젊은 엔지니어들은 열심히 질문도 하는 등 아주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사람도 있었다. 

 

아무런 소득 없이 행사를 마치고 집에 오면서 다시는 이런 행사에 오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떻게든 취업을 하고자 이러한 자리까지는 왔는데 결국 다른 사람과는 말도 못 하고 무직자 두 명이서 몇 마디 주고받고 집에 와야 하는 나나 그 말레이시아 아저씨의 그 처지가 불쌍했다.

 

이러한 일을 겪으면서 느낀 것은, 모든 사람이 성격이 다르고 각자가 처한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무조건 남의 말을 따르면 안 되겠구나 하는 것이었다. 성격이 활달하고 낯을 가리지 않고 처음 만나는 사람과도 술술 대화를 풀어나갈 수 있는 사람이라면 이런 행사가 무척이나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런데 나같이 처음 보는 사람과는 말을 섞기가 어렵고 특별한 현지 경험도 없는 사람에게는 그 자리에 앉아있는 것 자체가 고역이었다.

 

어떤 사람은 취직을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아야 취업을 할 수 있다고 말을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아무리 취업이 중요하다고는 하여도 성격에 맞지 않은 일을 해야 한다면 스트레스만 높아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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