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검사의 하루

수도꼭지를 바꾸거나 변기 등을 고치다 보면 종종 집으로 들어오는 수도를 잠가야 하는 경우가 있다. 이것을 잠그기 위한 밸브가 바로 Water Main Shut Off Valve인데 이것이 오래되면 밸브가 새서 꽉 잠기지 않거나 밸브 손잡이(Stem) 부분에서 누수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만약 물이 밸브 밖으로 새면 정말 대참사가 아닐 수 없다. 왜냐하면 이 밸브가 집으로 들어오는 상수도를 잠그는 밸브이기 때문에 집으로 들어오는 상수도 자체를 잠그지 않는다면 이 밸브에서 물이 끊임없이 새기 때문이다. 개인이 집으로 들어오는 상수도를 잠글 수 있는 곳도 있는 것 같지만 내가 살고 있는 곳에서는 집으로 들어오는 상수도를 잠그려면 시에 연락을 해야 한다. 

 

나도 이 집에 처음 이사를 오고 나서 이런저런 것들을 고치느라 몇 번 Main 밸브를 잠그고는 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밸브 손잡이에서 물이 새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상수도 압력이 센지 조금 새는 것도 아니고 분사기로 물을 쏘듯이 물이 '쏴아'하고 샜다. 처음에는 어떡하나 싶었는데 곧 이 밸브를 잠글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는 패닉에 빠져들었다. 당시에는 상수도를 잠그기 위해서는 시에 연락을 해야 된다는 것도 몰랐다. 게다가 이런 문제들은 꼭 한 밤 중에 발생하기 때문에 홈디포도 문을 닫았다. 

 

급한 대로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우선 Packing Nut를 조여보라고 했다. 조여보았지만 별 반응이 없었다. 그다음에는 테플론 테이프로 손잡이 부분(Stem)을 돌돌 말아 보는 방법이 있었다. 아쉽게도 집에 테플론 테이프가 거의 남아있지 않았기 때문에 있는 것을 모두 감아 보았더니 새는 물의 양이 꽤나 줄어 들어서 이제는 똑똑 똑똑 똑똑하고 빠르게 물이 새는 정도가 되었다. 

 

그래서 다음 날 이른 아침 홈디포가 열자마자 달려가서 테플론 테이프를 사 왔다. 홈디포에서 일하는 아저씨는 나에게 이 테이프는 그냥 한 번만 감아도 된다고 했지만 불안한 마음에 몇 번이나 감아서 밸브를 잠그었다가 열었다. 다행히 물이 새는 것은 거의 줄어서 간간히 한 방울씩 떨어졌다. 그래서 아래 통을 받혀 놓았는데 며칠 지나니 완전히 누수가 멈추고 말았다.

 

 

이 일을 겪은 이후 옆집 아저씨와 이야기를 하다가 그 아저씨도 예전에 똑같은 문제를 경험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저씨는 시에 전화를 해서 주말에 사람이 나와서 상수도를 잠가 주었다고 했다. 시에서 돈을 청구했냐고 물으니 그 사람들이 청구한다고 했는데 결국 청구서는 안 날아왔다고 했다.

 

어쨌든 그 말을 들으니 이제 이 밸브의 수명이 거의 끝났다는 생각이 들어서 좀 더 확실한 해결책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분명 이 밸브를 잠그는 일이 또 발생할 테니 말이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이 Main 밸브 후단에다가 추가로 밸브를 설치해서 그 밸브를 잠그면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마침 우리 집은 PEX 파이프로 배관이 되어있었기 때문에 밸브를 설치하는 것은 매우 간단한 일이었다. PEX Cutter로 배관을 자른 후 SharkBite와 같이 다른 도구 없이 그냥 끼우면 되는 밸브를 설치하면 되기 때문이다(구리 배관인 경우도 요즘에는 Brazing 없이 구리 배관 Cutter로 자른 후 SharkBite 밸브를 달면 되어서 편하다).

 

SharkBIte는 비싼 편이지만 다른 도구들이 필요없어 값어치를 한다

 

 

추가로 밸브를 설치하느라 Main 밸브를 잠가야 했는데 이번에도 역시 손잡이 부분에서 물이 새기 시작했다. 그래서 다시 테플론 테이프로 감아서 겨우 누수를 막을 수 있었다. 이런 것을 보면 추가 밸브를 정말 잘 설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 본인의 집 Main Valve가 오래되었으나 잠가야 할 일이 빈번할 경우 이렇게 추가로 밸브를 설치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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