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검사의 하루

이제 EA를 주제로 한 시리즈의 마지막으로 많은 Casual EA의 목표라고 할 수 있는 Permanent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앞에서 언급된 사항들도 있지만 어쨌든 Permanent EA에 관한 내용을 집대성하여 써보고자 한다.

 

 

1. 채용 방법과 시기

Casual EA와 마찬가지로 Permanent EA도 ApplytoEducation에 공고를 내서 채용을 진행한다. 하지만 Permanent의 경우 Casual EA(Short-Term, Long-Term 포함)에게 내부 공고를 먼저 내고 나중에 ApplytoEducation에 공고가 올라오기도 한다. 현실적으로 채용을 진행하는 교육청에서 Casual EA로 일을 하지 않은 사람이 Permanent로 채용될 일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참고로  이 글은 킹스턴의 Limestone District School Board(LDSB)를 기준으로 한 이야기로 앞으로 별도로 언급하지 않는 한 모두 LDSB에서 경험한 이야기를 적은 것임을 밝힌다).

 

다른 교육청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LDSB에서는 10월 경에 한 번 공고를 내고, 그다음 해 봄에 한 번 더 공고를 낸다. 10월 경에 공고를 내는 것은 새 학기가 시작되고 나서 EA 자리를 재배치한 후 발생한 Permanent 빈자리를 메꾸기 위함이다. 그리고 봄에 공고를 내는 것은 다음 학기에 예상되는 Permanent 빈자리를 채우기 위함이다.

 

Permanent에 빈자리가 생기는 이유는 주로 퇴직으로 인하여 발생한 빈자리인 것으로 보인다. 언제나 예산이 부족하다고 하는 것을 보면 새로운 학교가 지어지지 않는 이상 없던 자리가 잘 생기지는 않는 것 같다. 

 

 

2. 채용 과정

다른 직업들의 구인과정과 마찬가지로 Permanent EA도 서류 접수를 하고 스크리닝을 한 후 면접을 진행한다. 선발 인원은 결원이 생긴 자리를 채우는 것이기 때문에 항상 변동이 있지만 적게는 2~3명에서 많게는 20명 정도까지 뽑기도 한다. 

 

LDSB에서는 Permanent EA의 경우 항상 필기시험 및 그룹 면접으로 진행된다. 필기시험은 한 시간 동안 치러지며 EA로 일을 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 중 어떻게 대처하겠냐와 같은 질문에 대한 답을 써야 한다. 이때 주어지는 질문은 사실 면접 질문과 비슷하기 때문에 별도로 필기시험을 준비한다기보다는 면접 준비를 하면서 다양한 사례를 생각해 놓아야 하겠다(참고로 실제로 면접에서 나온 질문들은 다음 글에서 대공개될 예정).

 

필기시험 이후 5명 또는 6명 정도가 한 그룹으로 이루어진 그룹 면접이 진행된다. 질문은 총 5개 또는 6개가 주어지며 한 사람씩 돌아가면서 대답을 하는 형식이다. 앞의 사람 이야기에 추가를 해서 이야기를 해도 되기 때문에 처음에만 안 걸리면 되지만 면접관들도 한두 번 해본 사람들이 아니다. 면접자 5(6) 명에 질문이 5(6) 개이니 차례대로 가장 먼저 대답을 하게 된다.

 

이때 면접 질문은 대부분 EA로 일을 하면서 마주치는 상황에 대한 것이기 때문에 그러한 상황에 대한 경험이 없으면 할 말 자체가 없다. 따라서 Casual EA로 일을 하면서 다양한 학생들을 맡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 과정까지 통과하는 것이 절대 쉽지는 않지만 면접까지 통과한다면 드디어 당신도 Permanent EA이다.

 

 

3. 채용 이후

Permanent로 채용이 되면 스쿨보드와 노조(CUPE)에서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한다. Casual EA에서 Permanent로 전환되면 임금(In-lieu가 없어짐), 휴가, 베네핏, Seniority, 배치(Placement) 등 생각보다 달라지는 것이 많기 때문에 이런 점들을 설명해 준다. 

 

오리엔테이션 이후에는 스쿨보드에서 새롭게 채용된 Permanent EA들에게 일할 자리를 정해준다(Placement). 배치(Placement)에 대해서는 조금 있다가 더 자세하게 설명할 예정이지만 어쨌든 처음에는 스쿨보드에서 정해주는 자리로 가야 한다. 그런데 새롭게 채용된 Permanent EA들의 경우 이미 Short-Term이나 Long-Term으로 일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 스쿨보드에서는 그것들을 고려하여 배정하기도 한다.

 

 

와이프가 담당하는 학생. 우리 집에서는 '여보 친구' 또는 '엄마 친구'로 불린다.

 


 

EA를 주제로 한 글을 처음 쓰기 시작했을 때만 해도 와이프가 Short-Term EA로 일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Permanent의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자세히 알지 못했다. 그런데 지난달에 와이프가 드디어 Permanent 면접에 통과를 하여서(축하!!!) 이 세계에 대해서 쓸 말이 많아졌다. 그래서 Permanent EA가 되면 어떤 혜택들이 있고 어떻게 배치가 이루어지는지에 대해서도 적어보려고 한다. 

 

 

1. Permanent EA의 연금

2022년까지만 해도 LDSB에서는 Permanent EA들에게만 연금 혜택이 주어졌다. 그런데 2023년부터 Casual EA들도 연금에 가입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Permanent나 Casual이나 차이는 없다. 하지만 아직 Casual EA들에게는 연금 혜택을 제공하지 않는 스쿨보드도 있을 것 같다. 

 

EA들의 연금은 OMERS(Ontario Municipal Employees Retirement System)라고 불리며 놀랍게도 말로만 듣던 '확정급여(Defined Benefit)' 연금이다. 내 연금이 아니라서 엄청 뜯고 파본 것은 아니지만 대충 보니 현재 보험료율은 9%이고 은퇴 이후 '2% * (근무 년수) * (최대로 받은 연봉 5번의 평균)'를 받게 된다(은퇴 나이, Credited Service 등등 고려해야 할 것이 많지만 내 연금이 아니니 그냥 단순하게 썼다). 

 

있을 수 있는 상황을 가정해 보자. 20대 중반에 Permanent가 되어서 35년을 근무했다고 치자. 그리고 연봉이 높은 직업은 아니니 연평균 5만 불을 벌었다고 가정해 보자. 그렇다면 2% * 35 * 50,000 = 35,000불이 된다. 생각보다 적어서 그런지 '최대로 받은 연봉 5번'을 늘리기 위해서 저녁에는 Custodian으로 일을 하는 사람들도 있고, 몇 년이라도 더 일을 하려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뭐 이제 40대가 된 우리로서는 그냥 없는 것보다 낫지라는 생각으로 할 만큼만 해야겠다. 이제 와서 30년 더 일할 수도 없고 말이다. 

 

 

2. Permanent EA의 복지

복지는 OTIP(Ontario Teachers Insurance Plan)을 통해 제공되며 건강/치과 보험(Extended Healthcare)과 생명보험(Basic Life and Accidental Death Dismemberment Insurance)이 있다. 생명보험은 연봉의 2배만큼 보장해 준다. 그리고 치과는 기본치료는 100%, Major Services (브리지, 크라운 등)은 70%가 커버된다. 그리고 약의 경우 100%, 마사지는 $500/yr, 물리치료는 $1,750/yr, 안경은 $450/2yr가 커버된다. 내가 지금 다니는 회사의 보험보다 꽤 괜찮은 편이라서 놀라웠다.

 

다만 본인 부담금이 있어서 가족이 모두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보험료로 한 달에 20불 정도 월급에서 공제된다.

 

 

3. 배치(Placement)

Permanent가 되고 나서야 드디어 어떻게 EA들의 배치가 이루어지는지 알게 되었다. EA의 배치는 학기가 마무리되기 전인 6월 중순에 이루어지는데 모든 Permanent EA들이 모여서 배치가 이루어진다고 한다(Placement Meeting). Seniority 순서대로 한 명씩 배치를 하는데 팬데믹 전에는 말 그대로 '모두 모여서' 진행했기 때문에 아침 7시에 시작되어서 저녁 7~8시에 끝났다고 한다. 다행히 최근에는 온라인으로 진행된다고 한다. 

 

아무튼 스쿨보드에서 우선 각 학교별로 필요한 Permanent EA 자리가 정해진다. 이때 자신이 현재 맡고 있는 자리가 없어지지 않았다면 그 자리를 유지할지 포기할지를 정한다. 그러고 나서 모두 모인 자리에서 Seniority 순으로 한 명씩 한 명씩 자리가 정해지는 것이다. 아니 그렇다면 처음부터 그 자리를 유지할지 포기할지는 왜 물어보는 거냐고 궁금해할 수 있다. 그것에 대해서는 말로 설명하기가 쉽지 않아서 예를 들어서 설명해야겠다.

 

Seniority 1번은 자기 자리가 좋아서 유지를 한다고 했다. 그래 그렇다면 그 자리를 가지면 된다. 어쨌거나 가장 Seniority가 높으니까. 

 

Seniority 2번은 무슨 일인지 자기 자리를 포기한다고 했다. 그 자리에 있으면서 무슨 안 좋은 일이 있었나 보다. 이렇게 자기 자리를 포기한 경우에는 아무리 Seniority가 높다고 Seniority가 낮은 사람이 가진 자리를 차지할 수(Bump)는 없다. 사람들이 포기한 자리나 공석인 자리 중에서 선택해야 한다. 

 

Seniority 3번은 자신이 맡고 있던 자리가 없어져 버렸다. 담당하던 학생이 졸업했거나 전학을 가서 자리가 없어졌나 보다. 이렇게 자기 의사와 상관없이 자리가 없어진 경우에는 짬이 최고다. 이때는 자기보다 Seniority가 낮은 사람 자리도 원한다면 무조건 차지할 수(Bump) 있다. 그래서 이 사람은 Seniority 20번의 자리가 집에서 가까우니 그것을 선택하기로 한다. 

 

Seniority 20번은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싶다. 이 정도 짬이면 누구에게도 자리를 뺏기지 않겠다고 생각했는데 말이다. 이렇게 'Bump'가 일어나게 되면 이 사람도 자기보다 Seniority가 낮은 사람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식으로 Seniority 순으로 내려가면서 자리를 정하게 되니 자리 배치에만 12시간 이상 걸리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참고로 Seniority가 낮으면 그저 괜찮은 자리가 남기만을 기도해야 한다. 그나마 고를 수 있는 자리가 있다는 것이 행복한 일이다. Placement Meeting 직전에 채용된 경우에는 그저 교육청에서 배정해 주는 자리에 가야 한다. 이런 사람들은 다음번 Placement Meeting부터나 참가할 수 있다. 

 

이렇게 학기 말에 다음 학기를 위한 자리 배치(Placement Meeting)가 이루어져도 끝이 아니다. 앞의 글들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새 학기가 시작되어 봐야 학교별로 정확히 몇 명의 EA가 필요한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Permanent EA들 중에서 도저히 이것은 할 수 없을 것 같은 경우에는 그 자리를 포기하기도 한다. 그 결과 학기 말 자리 배치보다는 규모가 작아도 10월 경에 다시 한번 자리 배치가 이루어지게 되는 것이다.

 

(2023.09.03 업데이트)

놀랍게도 Limestone District School Board에서는 2023 - 2024년도 EA 배치 방식을 완전히 새롭게 바꾸었다. 위에 열심히 적었는데 아무짝에도 쓸모없게 되었다. 아무튼 이제는 6월 초 학기가 끝나기 전에 다음 학기에 필요한 학교별 EA 목록을 나눠준 후 10지망까지 써서 제출하게 한다. 이때 목록에는 빈자리 혹은 채워진 자리라고 표시가 된다. 

 

이미 채워져 있는 자리는 기존에 채워진 사람이 그만두거나 다른 자리로 이동하지 않는 이상 아무리 Seniority가 높아도 밀어낼 수 없게 되었다. 또한 예전에는 자신이 담당하는 학생이 전학을 가거나 졸업을 하면 그 자리가 없어져 버렸지만 이제는 그러한 경우 같은 학교 내에서 가장 Seniority가 낮은 사람이 떠나는 식으로 바뀌었다. 

 

이러한 이유로 이제는 내부 정보가 중요해졌다. 빈자리로 표시된 자리는 같이 지원한 사람 중 Seniority가 제일 높은 사람에게 돌아가니 경쟁이 치열하다. 하지만 이미 채워져 있는 자리이지만 그 자리에 있는 사람이 다른 곳으로 갈 것이라는 정보를 아는 경우 Seniority가 낮더라도 그 자리에 들어갈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 그 자리가 빌 것이라고 알지 못하면 굳이 자기가 쓸 수 있는 자리를 그런 곳에 낭비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튼 깊이 들어가면 더 복잡하지만 또 언제 바뀔지도 모르고 다른 스쿨보드는 어떻게 하는지 모르기 때문에 이 정도로만 업데이트를 해야겠다. 


 

 

정작 나는 EA도 아니면서 여기까지 열심히 썼다. 앞으로 추가하거나 수정해야 할 내용이 있으면 업데이트를 하기로 하고 여기서 EA 시리즈를 마무리해야겠다. 그래도 와이프가 열심히 모은 인터뷰와 후기가 남아있기 때문에 두 개의 글을 더 쓰기는 해야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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