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검사의 하루

2019년 1월 16일 작성

 

 

우리 동네 공원에 있는 스케이트장. 날씨가 추워지면 물을 얼려서 스케이트장을 만든다. 이러한 아웃도어 링크는 보통 돈을 받지 않는다.


캐나다에 살면서 안 해보기 어려운 것이 바로 스케이트 타기이다. 이곳에는 정말 아이스링크가 많이 있는데 인구가 1,000 ~ 2,000 명밖에 안 되는 조그마한 동네에도 아이스링크가 있기 마련이다.

 

온타리오에서 일하게 되면서부터 그러한 아이스링크에 검사를 참 많이 다녔다. 아이스링크에 얼음을 얼리기 위해서는 냉동 설비(Refrigeration Unit)가 필요하기 마련인데 이때 사용되는 배관과 압력용기를 검사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번 회사의 연례 미팅에서 디렉터 아저씨가 하는 말이 캐나다 아이스링크 설비의 절반 이상이 온타리오 주에 있다고 한다 (사실 정확한 수치는 기억이 안 나는데 대략 절반 이상이었던 것 같다). 그러고 보면 사스카츄완에서 일할 때는 이러한 아이스링크에 검사를 간 기억이 별로 없는데 아마도 링크 수에서 차이가 많으니 그런가 보다.

 

그래도 어느 동네를 가던 스케이트에 대한 열정은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정확하게 말하면 하키에 대한 열정이 다르지 않다고 해야겠지만 말이다. 아무튼 캐나다 어디를 가든 겨울이면 남녀노소 구분 없이 스케이트 타는 것을 손쉽게 볼 수 있다 (그런데 날씨가 따뜻한 밴쿠버도 마찬가지이겠지?).

 

정말 남녀노소 구분이 없는데 할아버지들도 손주 녀석들을 안고 앞으로 뒤로 잘도 타고 다니는 것을 보면 미약한 내 스케이트 실력이 부끄러워질 뿐이다. 내가 클 때나 지금이나 한국은 마찬가지일 것 같지만 어쨌든 한국에 있으면 스케이트를 타 볼 일이 거의 없다. 아주 어렸을 때는 논에 물을 받아다가 얼린 곳에서 타보기도 했지만 지금은 도시 주변에 논도 별로 없을 테니...

 

그래도 초등학교가 태릉 선수촌 근처에 위치해있던 관계로 1, 2학년 때 학교에서 단체로 태릉 스케이트장에서 스케이트를 배웠다. 당시에는 그럭저럭 탔는데 그래도 그 이후로 스케이트를 탄 적이 다섯 손가락에 꼽을 정도이니 이제는 그냥저냥 넘어지지 않고 앞으로 갈 수 있을 정도일 뿐이다.

 

또한 문제는 한국에서는 스피드 스케이트만 탔기 때문에 앞으로만 갔고 턴도 왼쪽으로만 돌았다. 그래서 여기 할아버지들처럼 앞으로 뒤로 좌우로 이리저리 타는 것은 정말 불가능한 일이다. 동영상을 찾아서 뒤로 가는 방법을 보기도 했지만 이제는 나이가 들어서인지 쉽게 배워지지를 않는다.

 

그렇지만 캐나다에 온 이후 매년 겨울마다 겨우 몇 번씩이긴 하지만 아이들을 데리고 아이스링크나 실외 스케이트장에 가서 스케이트를 타고 있다. 여기는 겨울에 그리 할 일이 많이 없기 때문에 은근히 아이들들과 시간 보내기에 참 좋다.

 

비록 나는 평생 스케이트 실력이 형편없겠지만 그래도 아이들은 친구들이랑 스케이트장에 가서 재미있게 놀 수 있을 정도는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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