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검사의 하루

2017년 12월 13일 작성

 

 

Law and Ethics 세미나를 듣고 나서 한 달 정도 후에 PPE 시험을 볼 수 있었다. 이 시험은 기본적으로 세미나에서 들었던 내용들을 물어보는 것이었다. 그리고 통과 점수가 100점 만점에 65점이기 때문에 그냥 적당히 하면 통과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지만 사스카추완에서는주관식뿐만 아니라 Essay 문제도 있기 때문에 은근히 부담스러웠다.

 

참고로 예전에 썼던 글에서 각 협회별 PPE 시험을 어떻게 치루는지는 아래를 참고하시기 바란다.

1. Alberta의 National Professional Practice Exam (NPPE) Format 
   시험 형식: 2시간 / Closed-book / 객관식 100문제 / 65점 이상 통과
   AB(APEGA), NB(APEGNB), NT/NU(NAPEG), NS (APENS / APGNS), MB(APEGM), NL(PEGNL), PEI(APEPEI)는 NPPE Format을 사용
2. Modified NPPE Format 
   BC(APEGC): 3시간 / Closed-book / 객관식 100문제 / 1시간 Essay
   ON(APGO): 3시간 / Closed-book / 객관식 120문제 / 0.5시간 Essay
   QC(OGQ): 2.5시간 / Closed-book / 객관식 120문제
3. 기타 Format 
   ON(PEO): 3시간 Essay Test (보통 8~10 문제)
   QC(OIQ): 3시간 객관식 90문제
   SK(APEGS): 3시간 True/False 20문제, 주관식(Max 3줄) 8문제, 객관식 6문제, Short Essay 3문제, Long Essay 1문제

 

 

사실 알버타의 NPPE Format을 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그래도 결국 객관식이기 때문에 그리 어렵지는 않을까 생각을 해 본다 (지금까지 여기 살면서 몇몇 엔지니어들과 이야기해 본 결과 알버타의 시험은 그냥 진짜 쉽다고들 한다). 그런데 사스카추완에서는 정말 특이하게도 온갖 종류의 문제가 섞여있고 채점 방식도 독특하다.

 

예를 들어 처음에 나오는 20문제의 True / False 고르기의 경우 맞으면 1점 틀리면 -0.5점 답을 안 쓰면 0점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진짜인지 가짜인지를 찾는 문제가 그렇듯이 이것이 정말 헷갈리는 경우가 있다. 그럴 경우 그냥 놔둘까 하다가도 그냥 놔두기에는 자존심이 상한다고 할까 아무튼 그래서 모든 문제에 답을 적었다.

 

그리고 주관식의 경우에는 2~3줄의 문장을 쓰는 것이니 큰 부담은 없었지만 총 4문제의 에세이 문제가 무척이나 부담이 되었다. 여기서 학교를 나온 사람들이야 에세이를 많이 써보았겠지만 나는 그런 교육에 익숙하지 않았다. 그리고 사스카추완에서는 이 PPE 시험의 기출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어서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많이 되었다.

 

그래서 특별히 준비할 것이라고는 세미나에서 Text Book으로 사용된 "Canadian Professional Engineering and Geoscience: Practice and Ethics" 이라는 책을 열심히 읽는 것이었다. 읽다 보니 영어 공부도 되고 상식도 늘려주어서 은근히 재미있게 읽었다. 그리고 책을 읽다 보면 중간중간 '생각해 볼 문제'들이 있는데, 세미나에서 말하길 그러한 문제들이 에세이 문제로 나온다고 하였다.

 

이 책에 등장하는 '생각해 볼 문제'들은 기본적으로 Professional Engineer 로서 일을 하다가 마주칠 수 있는 고민되는 순간들에 어떻게 대처하겠느냐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본인의 분석 결과 어떤 일을 하면 환경이 심각하게 오염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런데 위 상사들은 그럴 가능성이 적다며 그냥 조용히 있으라고 했다. 그렇다면 너는 Professional Engineer로서 어떻게 행동하겠느냐와 같은 질문이었다.

 

그렇게 책을 열심히 읽고 시험날, 아마 토요일 오전이었던 같다, 시험장으로 향했다. 많은 사람들이 와 있었는데 서로서로들 인사를 하는 것을 보니 다 비슷한 나이 또래의 비슷한 학교를 졸업한 사람들인가 보다. 그도 그럴 것이 사스카추완에는 공대가 2개밖에 없으니 타주에서 이사 온 것이 아니라면 다들 서로 알거나 한 다리 건너서 알고 있지 않을까 싶다.

 

문제를 받아들고는 나름 열심히 풀었다. 총 3개의 Short Essay의 경우 A4 절반 정도의 분량 (물론 여기서는 Letter 사이즈이지만)을 써야 했다. 그리고 1개의 Long Essay의 경우 A4 한 장 이상을 써야 했다. 아쉽게도 당시 어떤 문제가 나왔는지 기억이 나지는 않는다. 어쨌든 예전에 한국에서 대학 입시 논술을 쓰던 식으로 나는 그 상황에서 이렇게 행동할 것이다 왜냐하면 첫째로... 둘째로... 셋째로... 하는 식으로 글을 썼다. 연필로 쓰는 시험이었기 때문에 지웠다 썼다를 반복하였다. 시험을 마치고 나갈 때 보니 다른 사람들도 꽤나 열심히 쓰고 있었다.

 

시험을 보고 나서 두 달 정도 후에 시험 결과가 우편으로 배달되었다. 합격을 했다며 점수가 나왔는데 80.5 점이었다. .5 점이 있는 것을 보니 True / False 문제에서 틀린 것이 있었나 보다. 사실 나름대로 Text Book 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어 보았고 혼자서 Essay 연습도 했기 때문에 90점은 넘을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생각보다는 낮은 점수가 나온 것으로 보아 왠지 영어가 부족해서 그러지 않았을까 싶다.

 

아무렴 어떠리 합격했으면 되었지. 그리고 이제 남은 것은 마지막 Experience Report 제출이다. 참고로 세미나 때 들어보니 내가 보기 직전의 PPE 시험에서는 총 2명이 떨어졌다고 한다. 시험마다 백여명 넘게 지원할 텐데 떨어지는 사람이 극히 적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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