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검사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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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글에서는 남들도 다 아는 프린스 에드워드 카운티 이야기를 했다면 이번에는 남들은 잘 모르는 곳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픽튼 코트하우스 (Picton Courthouse)

검사하는 일을 하다 보면 일반인들은 잘 가볼 수 없는 곳에 가는 일이 종종 생기게 된다. 예를 들어 사스카추완의 주 의회 건물의 지하실 같은 곳 말이다. 최근에는 프린스 에드워드 카운티에서 가장 큰 동네인 픽튼(Picton)의 법원에 검사를 가볼 일이 생겼다.

 

픽튼에 있는 Courthouse. 1834년에 완공되어 현재까지 법원으로 사용되고 있는 건물이다.

 

픽튼이 프린스 에드워드 카운티에서는 가장 큰 동네라고는 하여도 인구는 오천명 정도밖에 되지 않는 조그마한 동네이다. 그래도 도시의 역사는 깊은 편이라 이 법원 건물도 약 190년 정도 전에 세워졌다고 한다. 건물을 설명하는 안내판에 따르면 캐나다 최초의 수상(First Prime Minister of Canada)인 Sir John A Macdonald도 이 건물에서 변호사 활동을 했다고 한다. 

 

아무튼 이 건물에 에어컨디셔닝을 위한 배관을 설치하여 검사를 갈 일이 생겼다. 그런데 검사를 마치고 서류에 서명을 하기 위해 앉을 곳을 찾다가 발견한 곳이 바로 아래 사진의 장소였다. 누가 봐도 교도소였다. 5~6개의 철창문이 있었는데 무척이나 좁고 창문도 없는 것이 독방인 듯하다. 저기에 하루 종일 앉아 있으려면 제정신으로는 앉아 있기 힘들지 않을까 생각을 했다. 게다가 화장실은 어떡하지?

 

법원 안쪽에 있는 오래된 구치소. 창문도 없고 무척 좁은 것이 독방으로 보인다. 현재는 그저 자료 보관실로 사용되고 있다.

 

철문도 중간에 열고 닫는 창이 있는 것이 딱 교도소 문 같이 생겼다. 독방 반대편으로는 조금 더 넓은 감옥이 있었다. 여기는 그나마 햇빛도 잘 들어온다. 

나중에 검사를 마치고 찾아보니 1868년에 이 건물 속에 구치소가 설치되었다고 한다. 조그마한 동네이다 보니 법원과 구치소가 모두 한 건물에 들어섰나 보다. 살다 보니 별 특이한 곳을 다 가봤다는 생각을 하였다.

 

법원 건물 뒤편의 모습. 담 넘어로 보이는 곳에 감옥이 있다. 딱 조그마한 교도소 같이 생겼다.

 

 

버섯 공장 (Highline Mushrooms)

위에서 소개한 법원 건물은 일반인들은 안 속에 들어가 볼 수 없기 때문에 별로 쓸데없는 정보이지만, 이 버섯 공장의 매점은 누구나 갈 수 있기 때문에 유용한 정보가 아닐까 싶다. 물론 지금은 팬데믹으로 인하여 매점의 문이 닫혀 있지만 말이다.

 

픽튼에서 서쪽으로 15분 정도 거리에 위치한 웰링턴(Wellington)에 하이라인 머쉬룸이라는 버섯 공장이 있다. 이 회사는 온타리오 곳곳에 버섯을 납품하는 듯한데 나중에 보니 코스트코에서도 이 회사의 버섯을 보았다. 아무튼 웰링턴에서 동쪽으로 4~5분 정도 거리에 이 회사의 버섯 공장이 있다. 이 공장에는 매점이 딸려있는데 그 조그마한 매점에서는 일반인에게도 공장에서 생산되는 버섯을 판매한다.

 

웰링턴에 위치한 Highline 버섯 공장

 

캐나다의 일반 마켓에서도 버섯을 팔기는 하지만 주로 캐나다 사람들이 많이 먹는 양송이버섯(White), 새송이버섯(King Oyster), Portabello 정도만 판매한다. 와이프 말에 따르면 킹스턴에서는 팽이버섯(Enoki)을 파는 곳도 드물다고 하니 표고버섯(Shiitake)이나 느타리(Oyster)를 구하기는 하늘에 별따기이다. 물론 집 주변에 한국 슈퍼나 아시아 마켓이 있다면 문제없으시겠지만.

 

이 매점에 가면 위에서 언급한 모든 버섯들이 냉장고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박스채로 살 수도 있고 종이봉투에 담아서 파운드 단위로 살 수도 있다. 지금은 정확한 가격까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나중에 여기서 산 표고버섯, 느타리버섯 가격과 토론토의 한국 슈퍼에서 팔고 있는 버섯 가격을 비교해 보니 거의 절반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었다. 

 

구글 스트릿뷰로 본 Highline 버섯 공장 사진. 언젠가는 이곳을 소개해야지 싶어서 들어가는 입구부터 사진을 찍어놓은 것이 있는데 도대체 사진을 찾을 수가 없었다. 정말 아쉽다.

 

이러한 이유에서 이 동네에 검사를 갈 일이 있을 때마다 이 매점에 들리고는 했는데 이제는 팬데믹 때문에 그마저도 할 수 없게 되었다. 어서 상황이 좋아져서 오랜만에 표고버섯과 느타리버섯을 먹어보았으면 좋겠다.

 

 

 

Lake on the Mountain

앞의 글에서 설명한 샌드뱅크만큼 유명한 것은 아니지만 이 프린스 에드워드 카운티에는 Lake on the Mountain이라는 또 다른 주 공원(Provincial Park)이 있다. 아래와 사진에서 아래에 보이는 호수가 Lake Ontario이고 언덕 위에 보이는 것이 Lake on the Mountain이다. 이 호수는 해발 60m에 위치하여 있기 때문에 이 호수와 Lake Ontario 사이로 난 길을 지나다 보면 마치 산속에 호수가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더욱 특이한 것은 이 호수로 들어오는 물의 근원이 잘 보이지 않으며 이 호수가 어떻게 형성이 되었는지에 대한 정확한 설명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옛날 이곳에 살던 모학(Mohawk) 사람들은 이 호수를 Lake of the Gods(Onokenoga)라고 불렀다고 한다.

 

참고로 이런저런 정보를 읽어 보면 두 개의 조그마한 개천이 이 호수로 흘러든다고 하며, 싱크홀처럼 석회석이 땅으로 꺼져서 호수가 생겼다는 설명이 가장 그럴듯하다고 한다.

 

Lake on the Moutain의 항공사진과 호수의 형성 원리를 설명해 주고 있는 안내판

 

Lake on the Mountain 공원에서 바라 본 호수

 

Glenora Ferry

프린스 에드워드 카운티는 원래 섬은 아니었지만 운하(Trent-Severn Waterway)로 인하여 다리를 건너서만 들어갈 수 있다. 그래서 보통 토론토나 킹스턴에서 프린스 에드워드 카운티에 가려면 401 고속도로를 탄 후 다리를 건너 들어가게 된다. 하지만 다리를 건너는 방법 이외에 이곳에 도달할 수 있는 방법이 하나 있는데 그것이 바로 페리를 이용하는 것이다. 특히 이 Glenora Ferry는 배스(Bath, Ontario)와 킹스턴으로 갈 때 유용하다.

 

선착장 바로 옆에 Lake on the Mountain이 있다

 

위의 지도에서 볼 수 있듯이 페리가 오고 가는 선착장 사이의 거리가 매우 가까워서 정작 배를 타는 시간은 10분이 채 되지 않는다. 보통은 30분마다 한 번씩 운행되지만 여름 성수기에는 15분 간격으로 운행되고 있다. 게다가 이 페리는 온타리오 정부에서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나는 종종 검사를 마치고 오는 길에 이 페리를 이용하고는 한다. 평소에 운전을 너무 많이 하기 때문에 남이 나를 실어주면 그저 좋다. 그리고 기다리는 사이 책을 읽거나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일석이조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여름에는 페리를 이용하는 차가 많아서 한 번에 배를 타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여름에는 시간이 넉넉할 때만 이용하고 있다. 

 

참고로 이 Glenora는 1800년대 초반에 Mill(방앗간 또는 제분소)이 있었던 곳이다. 상부에 있는 Lake on the Mountain에서 물을 끌어와 밀을 제분하는 공장이 있었는데 19세기 후반에 이미 경쟁력을 잃어 문을 닫게 된다.

 

프린스 에드워드 카운티 쪽에서 바라 본 페리 선착장
보통 여름에는 페리를 기다리는 차들이 매우 많아서 30분 이상은 족히 기다려야 한다. 지난주는 날씨가 흐리고 여름도 끝나가서 그런지 기다리는 차가 많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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