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검사의 하루

캐나다에 살게 되면서 간단한 자동차 정비는 스스로 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지금까지 시도한 것들은 다음과 같다.

 

1. 캐빈 에어 필터 교체

2. 엔진체크등 확인 

3. 윈터/썸머 타이어 교체

4. 히치 리시버 달기

 

그다음으로 시도해 본 것은 바로 엔진 오일 교체이다. 사실 엔진 오일을 교체하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하지만 직접 오일을 교체할 경우 폐오일을 처리해야 하는 문제가 있고, 정비소에 맡겨도 시간과 비용이 그렇게 많이 들지 않는다고 하기 때문에 캐나다에서도 그냥 맡기는 사람이 많은 듯하다. 나도 지금까지는 공구도 없고, 일 년에 한 두 번 정도 오일을 갈았기 때문에 정비소에 그냥 맡겼다. 

 

그런데 나는 개인 차량은 일 년에 20,000km 정도밖에 타지 않지만(그나마 팬데믹 이후에는 10,000km도 타지 않고 있다), 회사 차량은 일 년에 50,000~60,000km 정도 타고 있다. 일을 하면서 워낙 운전을 많이 하기 때문에 2~3개월에 한 번 정도 엔진 오일을 교체하고 있다. 회사 차량은 당연히 회사에서 정비 비용을 지불하기 때문에 비용에 대해서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 하지만 정비를 할 때마다 영수증을 확인하다 보니 정비소에서 오일을 교체하는 것이 전혀 싸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쉐보레 이쿼녹스 정비 기준. 왼쪽은 GM 정비소, 오른쪽은 오일 교체 전문점의 영수증. 오일 교체 비용만 100불 정도(합성 오일 기준)로 전혀 싸지 않다.

 

위의 영수증을 보면 단순히 엔진 오일과 오일 필터를 교체 시 합성 오일(Synthetic Oil) 기준으로 100불에 달한다. 그리고 엔진 에어 필터와 캐빈 에어 필터까지 교체한다면 GM 정비소에서는 150불, 오일 교체 전문점에서는 80불 정도가 추가로 소요된다. 따라서 정비소에서 엔진 오일, 오일 필터, 엔진 에어 필터, 캐빈 에어 필터를 모두 교체한다면 약 200불에 달한다.

 

한편 이것들을 스스로 교체할 경우 소요되는 소모품의 비용은 대략 다음과 같다(크라이슬러 퍼시피카 기준).

 

  • 엔진 오일(5L) 0W20 합성: 약 30불(50% 세일을 할 때 미리 사놓아야 함)
  • 오일 필터: 약 15불(미국에서 구입할 때 소요되는 비용)
  • 엔진 에어 필터: 약 25불(이것도 미국에서)
  • 캐빈 에어 필터: 약 15불(요것도 미국에서)

 

소모품 비용으로 총 85불 정도밖에 소요되지 않으니 공구만 있다면 엔진 오일과 필터들은 직접 교체하는 것이 훨씬 이득이라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그래서 작년부터 전단지를 보고 세일을 할 때나, 미국에 갈 일이 있을 때마다 필요한 소모품과 공구들을 하나둘씩 사모으기 시작했다.

 

참고로 내가 엔진 오일을 제외한 다른 소모품들을 미국에서 산 이유는 자동차 부품의 경우 미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가격이 훨씬 저렴하기 때문이다. 아래 표에서 볼 수 있듯이 동일한 제품이지만 환율을 고려해도 미국에서 판매되는 가격이 캐나다에 비해 40% 정도는 저렴하다(*). 게다가 온타리오의 소비세(Sales Tax)는 13%에 달하지만 강 건너 아래 동네인 뉴욕주의 소비세는 약 8% 정도이기 때문에 미국에서 사는 것이 훨씬 저렴하다.

 

(*) 크라이슬러 퍼시피카는 미국에서 판매량이 훨씬 높다. 캐나다에서는 많이 안 팔려서 부품이 비싼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재미있는 점은 북미에서 판매되는 퍼시피카는 모두 캐나다 윈저 공장에서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약 1년 정도 소모품과 공구를 사 모으면서 폐오일을 처리할 방법을 찾아보았다. 예전에 살았던 동네에서는 캐내디언 타이어(Canadian Tire)에서 폐오일을 받아준다는 안내판을 보았는데 우리 동네의 캐내디언 타이어에서는 그런 안내판을 볼 수 없었다. 그래서 과연 어디에 버리나 찾아보다 보니 시(City)에서 운영하는 재활용 처리장에서 폐오일을 받아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렇게 모든 고민은 해결되었으니 이제 엔진 오일을 교체할 때만 기다리면 되었다. 그런데 팬데믹으로 자동차 탈 일이 줄더니 결국 처음 예상보다 6개월도 지난 이제야 엔진 오일을 교체하게 되었다. 

 

우선 엔진 오일 교체에 필요한 도구들은 다음과 같다.

 

 

참고로 깔때기는 IKEA에서 판매하는 깔때기가 제일 싸다. 자동차 정비 용품점에서 파는 깔때기는 5불도 넘지만 IKEA에서는 1불 정도에 구입하였다.

 

 

본격적으로 (간단히) 엔진 오일과 오일 필터, 엔진 에어 필터를 교체하는 방법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 자동차 시동을 몇 분 걸어 준 후 후드를 열어 준다

자동차 시동을 걸어주는 이유는 오일을 데워 점성을 낮추어 폐오일의 배출을 원활하게 하기 위함이다. 

엔진 오일캡과 엔진 에어 필터의 위치

 

 

2. 자동차 바닥에 있는 오일 배출구(Oil Darin)를 연다.

퍼시피카는 땅과 바닥의 공간이 좁아서 거라지 잭으로 자체를 올려주어야 한다. 오일 배출구의 마개는 플라스틱 커버 속에 있으며 이 마개를 열기 위해서는 13mm 소켓과 3/8" 라켓이 필요하다. 

 

 

 

3. 오일 배출구를 통해 나오는 폐오일을 받아준다.

처음 교체해 보는 것이라 Oil Drain Pan의 위치가 약간 빗나가고 말아서 약간 지저분해지고 말았다. 생각보다 콸콸 쏟아졌다.

 

 

4. 폐오일을 빼내는 동안 오일 필터를 교체한다.

폐오일을 완전히 제거하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다. 그래서 그 사이에 오일 필터를 교체했다.

 

새 오일 필터를 열어보면 오일 필터와 함께 고무 O-Ring이 들어있다. 새 고무링에 엔진 오일을 묻혀서 끼워야 실링이 잘 된다고 한다. 

 

 

5. 엔진 에어 필터를 교체한다.

아직까지도 폐오일이 방울방울 떨어지고 있었다. 그래서 엔진 에어 필터를 먼저 교체했다. 엔진 에어 필터 커버를 열어보니 필터가 생각보다 깨끗했다. 그런데 뒤집에서 안쪽을 보니 꽤나 지저분했다. 엔진 오일 교체할 때마다 매번 교체하거나 두 번에 한 번 꼴로 교체를 하면 된다.

 

 

6. 오일 배출구를 닫고 새 오일을 채워 넣고 레벨을 체크한다.

승용차의 경우 대부분 5L 정도의 오일이 필요하다. 우선 4.5L 정도의 오일을 넣고 시동을 몇 분 걸어 준 후 레벨을 체크한다. 오일 레벨이 아직 낮으면 오일을 더 채워 넣어 레벨이 Dipstick의 Max, Min 사이에 오도록 한다.

 

 

 

끝!

 

나는 이번이 처음이라 총 1시간 30분 정도 걸렸다. 거라지 잭으로 차체를 들어 올린 후 스탠드를 설치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이것이 은근히 까다로워서 좀 더 찾아봐야겠다. 참고로 오일 교체 전문점에서는 10분 정도면 오일을 교체해 준다. 하지만 집에서 혼자서 하려면 능숙해져도 30분 정도는 소요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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